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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엽

22.11.04 (금)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정말 늦었다

늦었다는 생각은 긍정적인 내 마인드 셋의 기저에 항상 깔려있었던 것 같다.

철없던 과거

늦음에는 원인이 다 있었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시점, 아니 어쩌면 아주 더 어렸을때부터 꿈이 딱히 없었던것 같다. 목표가 없는데 결과물이 잘 나올 턱이있나? 기계적으로 학생기록부란에 기재될 꿈을 적는정도였지. 놀고는 싶었는데 공부는 어느정도 해야할 거 같아서 항상 학습과 휴식의 사이에 끼어서 이도저도 아닌, 성적도 어중간. 노는것도 어중간한 그런 아이였던 것 같다. 놀기라도 시원하게 놀걸. 이제서야 학습과 휴식 둘다를 잡으려고 애를쓰고 있고 점점 좋아지고 있다.

그런 내게도 꿈이?

언제부터인가, 일을하고 있는데 내가 기계인지 기계가 나인지 구분히 안될정도로 자괴감이 들었다. 당시에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해보고 나서 회사일을 하던시기였는데 엑셀로 단순 반복작업을 하니 헨리 포드의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을 따라가는 노동자들의 심정이 이럴까? 싶었다. 열심히 일해도 돌아오는 것은 나의 기대치에 못미치는 월급과 미래를 그리지 않는 직장상사를 보면서 그러한 마음이 심화되었다. (그래도 나는 긍정가이라서 타부서 직원들과 아주 잘 어울렸다. 본인 권한으로 나한테 할인도 해주었다 !) 그러한 답답함을 안고 내가 무엇인가를 해볼까를 떠올렸을때 지향적인 일을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 일은 꾸준한 성장을 요구하는 것이어야만 했다.
그에 부합하는 것이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이었다.
다만, 내 꿈이 프로그래머인것은 아니다. 사람이 명사형으로 꿈을 꾸게되면 성장이 정체된다고 생각한다. 막상 그 ‘프로그래머’가 된 다음에는 어쩔것인가? 꿈이라는 것을 통해 사람의 성장에 동기를 부여하려면 ‘명사형’보다는 ‘동사형’이 조금 더 큰 엔돌핀이 될 것이다.
나의 최종목표는 내가 만든 프로그램으로 사회에 기여하기이다.
본 모티브는 경희대학교 학생이 코로나맵을 통해 사회에 큰 기여를 한것에서 비롯되었다.
그당시에는 나에게 한 학생이 짧을 시일내에 완성한 프로그램으로 사회를 기여한다는 것이 굉장한 충격으로 다가 왔다.
그리고 그 무렵즈음 내 꿈 또한 그러한 부류로 자리잡게 되었다.

겸손해진 삶

과거를 돌이켜보면 나는 조금을 해놓고 많은 것을 기대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실망하고 또 좌절하기도 했다.
정말 재미있는것이 시간이 지나면 당시에는 큰 일이었던 것이 아무렇지 않은 해프닝으로 자리잡아 가볍게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이 된다. 사람 또한 더 단단해지게 된다.
요즘들어 압박감이 조금 느껴진다. 갈수록 내가 부족한 것 같고, 그 과정에서 좌절하고 포기하기보다 오뚝이처럼 일어나고, 나의 열정에 더 불을 지피게 된다.
그래, 한때 잠시나마 불을 뿜던 경쟁에 대한 투쟁심이 조금씩 다시 불을 지피고 있는 것 같다.
몸은 힘든데 너무 좋다. 내 정신이 더 맑아지고 input value가 더 많아지다보니 세상을 바라보는 해상도 또한 달라지고 있다. 나도 점점 더 올라가고 싶은데 이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는것이 느껴진다. (비록 아직 결승선까지 많이 남았다할지라도 말이다!)
탑씨가 뱉은 인생 한방 오늘밤 이라는 랩은 굉장히 드물게 적용되는 것 같다. 우리가 매번 올라가야 하는 산의 높이는 (목표에 따라 다르겠지만) 낮지 않고, 산을 올라가는 덕목 중 하나는 땅만 보고, 앞만 보고 묵묵히 올라가는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이 들었고, 그건 진짜 늦은거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로 위로하기에는 사회는 너무 치열하고 냉정한 곳이다.
그러한 이치를 다시 한번 새기면서 한방을 노리기보다는 묵묵히 가다가 언젠가 목표지점에 골인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자 마음을 다잡는다.

감사의 말씀과 다짐

최근 점점 더 취업과 낮은 학습성취도로 인한 압박감이 밀려왔는데, 그럴 때마다 우리 회고조와 멋쟁이사자처럼 동료들이 큰 힘이 된다. 수능공부를 할 당시에는 말을 하는시간도 아까워서 철저히 1년동안 혼자 공부하려고 노력했고, 밥 먹는 시간과 잠도 줄여가면서 공부했었는데 요즘들어 더더욱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이 사회적고리로부터 힘을 얻는다는 것을 크게 체감하고 있다.
정말로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로 고마운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이 어떻게 될지 모르고 시련은 언제 나타날지 모르고 얼마나 나타날지도 모른다. 그냥 하면된다.
오늘부터 또 가보자고! 힘들고 지쳐도도 가보자고~